조기 유학생 - 취업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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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명유학원 작성일07-09-29 10:14본문
현지에선 높은 취업장벽에 울고 한국에선 한자·국어시험에 울고
영어 능통자 흔해 경쟁력 없어져… 수십명에 한명꼴 겨우 求職
기업들 채용기준 국내파와 같이 적용… 글로벌 인재 활용못해
중·고교 때 미국 등으로 떠나 대학을 마친 후 해외 현지는 물론 한국에 돌아와서도 취직을 못해 오갈 데 없는 ‘인공위성’ 신세가 된 조기 유학생들이 늘고 있다. 중3 때 미국 유학을 떠나 지난해 텍사스주의 한 사립대를 졸업한 정모(27)씨. 미국에서 30여 군데 이력서를 내며 취업을 시도했다가 모두 실패했다. 올해 2월 귀국한 정씨는 국내에서 다시 20여 군데 기업에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중소기업 통역직에만 두 번 합격하고 모조리 고배를 마셨다. 정씨는 “주요 대기업의 직무적성검사에서 유학파가 감당하기 어려운 한자, 국어, 상식 등이 출제돼 번번이 낙방했다”고 말했다.
10여년 전만 해도 선진국에서 이름 있는 대학을 나온 유학생들은 대부분 특채될 만큼 인기가 높았다. 지금도 미국의 아이비리그 등 상위권 대학이나 이공계·금융 등 전문분야 전공자들은 한국에 오면 취직이 잘 되는 편이다. 그러나 상당수 유학생들은 수십 명 지원하면 1명 정도 구직에 성공할 정도로 취업경쟁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
10대 그룹에 속하는 A대기업(서비스업종)은 최근 몇 년간 대졸 공채 때 해외파끼리의 경쟁률이 90~110대 1에 달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자, 언어추리, IQ 등을 평가하는 직무적성검사에서 해외파들이 대거 탈락한다”면서 “매년 100명 넘게 신입사원을 선발하지만 그중 해외파가 5명 이상 뽑힌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학생들의 취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으로 떠나는 조기 유학생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해외 대학 학부과정에 다니는 한국인 유학생은 2005년 6만5524명에서 지난해 7만7515명으로 1년 사이 1만2000명 가량 늘었다. 올해는 8만명을 넘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에서 입시경쟁을 피해 일찍이 유학을 떠났다가 졸업 후 ‘백수’가 될 가능성이 높은 ‘조기 유학파 예비 실업자군(群)’이 대거 양산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들이 국내파와 똑같이 한자·국어 등이 포함된 직무적성검사를 보게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이 같은 기준으로 유학파들을 대거 탈락시키는 것은 글로벌 인재 활용 측면에서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파에 밀리는 유학파
미국 오리건주립대를 3년 만에 조기 졸업했던 A(여·28)씨도 현지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A씨는 “학교 성적은 좋았지만, 미국 기업들이 9·11 테러 이후 외국인에게 취업기회를 잘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이민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유학이나 연수 명목의 비자를 받아 미국에 머무른 한국인은 13만5265명으로 일본(9만490명), 중국(7만503명)을 누르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하지만 미국의 전문직 취업비자(H-1B)를 발급받은 한국인은 1만1370명에 불과해 9위에 그쳤다. 미국에서 열심히 공부해 대학 졸업장을 받아도 현지의 높은 취업 장벽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 들어오더라도 사정은 여의치 않다.
유학파들이 한국에서 국내파에 밀려 고전하는 이유에 대해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한국식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데다 이직률도 높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교환학생, 어학연수 등을 거친 국내 대학 출신들도 영어를 잘하는 경우가 많아 유학파의 장점이 부각되지 못하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학연(學緣)·지연(地緣)이 부족해 ‘인적(人的) 네트워크’가 약하다는 것도 유학파의 결점으로 지적된다.
잡코리아 황선길 본부장은 “해외파들이 각 기업의 연봉, 비전에 대한 정보가 없이 취업했다가 쉽게 이직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선입견을 스스로 만드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채용담당 진보근 매니저는 “도피성 유학을 떠나 외국어 외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지원자는 서류전형, 면접 등에서 걸러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사립대를 졸업하고 구직 중인 이모(여·25)씨는 “면접 때 극존칭을 쓰는 게 익숙하지 않아 말할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면서 “한국 기업들의 채용기준은 사실상 유학생들에게는 문을 닫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국내 대학 편입으로 ‘학력 세탁’하는 경우도
한국에서 취업하기 위해 외국대학 학력을 ‘세탁’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B(28)씨는 미국 서부의 한 주립대 3학년 재학 도중 한국외국어대에 편입한 후 올해 2월 졸업했다. B씨는 “공부를 잘했던 대학 친구들이 한국에 돌아가서 서류심사부터 미끄러지는 것을 보고 한국 대학에 편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4년 미국 동부의 N주립대를 졸업한 C(여·28)씨도 이듬해 취업을 목적으로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에 입학한 후 지난해 금융회사 취업에 성공했다.
영어 능통자 흔해 경쟁력 없어져… 수십명에 한명꼴 겨우 求職
기업들 채용기준 국내파와 같이 적용… 글로벌 인재 활용못해
중·고교 때 미국 등으로 떠나 대학을 마친 후 해외 현지는 물론 한국에 돌아와서도 취직을 못해 오갈 데 없는 ‘인공위성’ 신세가 된 조기 유학생들이 늘고 있다. 중3 때 미국 유학을 떠나 지난해 텍사스주의 한 사립대를 졸업한 정모(27)씨. 미국에서 30여 군데 이력서를 내며 취업을 시도했다가 모두 실패했다. 올해 2월 귀국한 정씨는 국내에서 다시 20여 군데 기업에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중소기업 통역직에만 두 번 합격하고 모조리 고배를 마셨다. 정씨는 “주요 대기업의 직무적성검사에서 유학파가 감당하기 어려운 한자, 국어, 상식 등이 출제돼 번번이 낙방했다”고 말했다.
10여년 전만 해도 선진국에서 이름 있는 대학을 나온 유학생들은 대부분 특채될 만큼 인기가 높았다. 지금도 미국의 아이비리그 등 상위권 대학이나 이공계·금융 등 전문분야 전공자들은 한국에 오면 취직이 잘 되는 편이다. 그러나 상당수 유학생들은 수십 명 지원하면 1명 정도 구직에 성공할 정도로 취업경쟁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
10대 그룹에 속하는 A대기업(서비스업종)은 최근 몇 년간 대졸 공채 때 해외파끼리의 경쟁률이 90~110대 1에 달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자, 언어추리, IQ 등을 평가하는 직무적성검사에서 해외파들이 대거 탈락한다”면서 “매년 100명 넘게 신입사원을 선발하지만 그중 해외파가 5명 이상 뽑힌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학생들의 취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으로 떠나는 조기 유학생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해외 대학 학부과정에 다니는 한국인 유학생은 2005년 6만5524명에서 지난해 7만7515명으로 1년 사이 1만2000명 가량 늘었다. 올해는 8만명을 넘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에서 입시경쟁을 피해 일찍이 유학을 떠났다가 졸업 후 ‘백수’가 될 가능성이 높은 ‘조기 유학파 예비 실업자군(群)’이 대거 양산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들이 국내파와 똑같이 한자·국어 등이 포함된 직무적성검사를 보게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이 같은 기준으로 유학파들을 대거 탈락시키는 것은 글로벌 인재 활용 측면에서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파에 밀리는 유학파
미국 오리건주립대를 3년 만에 조기 졸업했던 A(여·28)씨도 현지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A씨는 “학교 성적은 좋았지만, 미국 기업들이 9·11 테러 이후 외국인에게 취업기회를 잘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이민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유학이나 연수 명목의 비자를 받아 미국에 머무른 한국인은 13만5265명으로 일본(9만490명), 중국(7만503명)을 누르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하지만 미국의 전문직 취업비자(H-1B)를 발급받은 한국인은 1만1370명에 불과해 9위에 그쳤다. 미국에서 열심히 공부해 대학 졸업장을 받아도 현지의 높은 취업 장벽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 들어오더라도 사정은 여의치 않다.
유학파들이 한국에서 국내파에 밀려 고전하는 이유에 대해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한국식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데다 이직률도 높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교환학생, 어학연수 등을 거친 국내 대학 출신들도 영어를 잘하는 경우가 많아 유학파의 장점이 부각되지 못하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학연(學緣)·지연(地緣)이 부족해 ‘인적(人的) 네트워크’가 약하다는 것도 유학파의 결점으로 지적된다.
잡코리아 황선길 본부장은 “해외파들이 각 기업의 연봉, 비전에 대한 정보가 없이 취업했다가 쉽게 이직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선입견을 스스로 만드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채용담당 진보근 매니저는 “도피성 유학을 떠나 외국어 외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지원자는 서류전형, 면접 등에서 걸러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사립대를 졸업하고 구직 중인 이모(여·25)씨는 “면접 때 극존칭을 쓰는 게 익숙하지 않아 말할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면서 “한국 기업들의 채용기준은 사실상 유학생들에게는 문을 닫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국내 대학 편입으로 ‘학력 세탁’하는 경우도
한국에서 취업하기 위해 외국대학 학력을 ‘세탁’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B(28)씨는 미국 서부의 한 주립대 3학년 재학 도중 한국외국어대에 편입한 후 올해 2월 졸업했다. B씨는 “공부를 잘했던 대학 친구들이 한국에 돌아가서 서류심사부터 미끄러지는 것을 보고 한국 대학에 편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4년 미국 동부의 N주립대를 졸업한 C(여·28)씨도 이듬해 취업을 목적으로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에 입학한 후 지난해 금융회사 취업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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