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선의 미국 초등학교 이야기]
정미선 ‘세계인을 키우는 힘, 미국 초등학교’ 저자
입력 : 2007.07.15 22:42

미국 초등학교 교과서가 조기 교육의 열풍으로 한국에서 밀리언셀러북의 대열에 올라섰다고 한다. 미국 초등학교 교과서를 마스터하면 표준적이고 완벽한 영어공부가 될 것이라 하는 믿음과 기대의 반영이라 본다. 그러나 실제 미국 초등학교에서는 수업 중 교과서의 사용 비중이 그리 높지 않다. 미국 초등학교 교과서는 학습도감이나 백과사전 같이 두껍고 무거운데 이 교과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공부하지 않으며, 학년별로 필요한 몇 개 단원만 골라 학습에 이용할 뿐이다.

사회나 과학과목의 경우도 교과서 내용을 통째로 암기하는 백과사전식 공부가 아니라,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자료를 수집하며 실습을 하는 프로젝트 위주의 학습으로 이뤄진다. 프로젝트 과제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표현하는 구성력과 발표력에 중점을 둬 언어교육 효과도 가진다.

미국 학생들이 단 한가지를 알더라도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끝까지 논리를 펼칠 수 있는 힘이 있는 반면 많은 한국 학생이 다방면으로 아는 건 많지만 자신만의 논리를 펼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이유가 초등학교 때부터의 수업방식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학생들은 교과서가 아닌 바인더나 파일을 늘 가지고 다니는데 여기에는 교사가 제공해 주는 각 과목별 학습 인쇄물이 들어 있다. 대부분의 초등학교 교사는 주로 같은 학년을 오랫동안 맡아 가르치기 때문에 해당 단원을 가르칠 때 교과서 외에 자신이 축적한 풍부한 자료를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