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유학 귀국학생 편입학 방침 논란

서울시교육청이 매년 늘고 있는 조기유학을 줄이기 위해 해외 유학생의 국내 복교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조기유학을 떠난 초·중학생은 다음달부터 '교과목별 이수인정평가'를 통과해야만 자신의 나이에 맞는 학년에 진급할 수 있다. 그러나 3개월 이상 1년 미만의 단기유학생은 평가대상에서 제외돼 진급할 수 없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다만 3개월 미만의 단기유학생은 의무출석일수를 채울수 있기 때문에 복교에 문제가 없다.


귀국자 편입학 조건 변경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조기유학을 떠난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귀국자 편입학 방침을 정하고 이에 대한 안내자료를 각급 학교에 내려보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국내 학교로 돌아오려는 1년 이상의 장기유학 초·중학생은 교과목별 이수인정평가를 반드시 통과해야만 자신의 나이에 맞는 학년에 진급할 수 있다. 그동안 이수인정평가 항목은 의무사항이 아니라서 조기유학생들은 시험을 치르지 않거나 약식 평가를 통해 복교 및 진급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수인정평가는 각 학교의 이수인정평가위원회에서 정하게 되며 주로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과목을 중심으로 치르게 된다. 해당 학년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난이도는 어렵지 않지만, 통과하지 못하면 자기 나이에 맞는 학년으로 진급할 수 없다. 즉 초등 4학년이 3월에 조기유학을 떠났다가 다음해 3월에 돌아와 이수인정평가를 통과하면 5학년이 되지만, 통과하지 못하면 다시 4학년을 다녀야 한다.

시교육청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이수인정평가는 객관식 필답고사의 형태로 나올 수도 있고 구술면접이나 실기평가의 형태로 실시될 수도 있다\"며 \"각 학교별로 실시되는 만큼 이미 치른 시험지가 재활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3개월 이상 1년 미만의 단기유학생은 진급이 불가능하다. 시교육청은 조기유학에 따른 결석일수가 3개월이 넘은 상태에서 당해 연도에 재취학을 원하는 경우 이를 허용하지 않도록 했다. 만약 재취학이 허용되더라도 다음해에 진급할 수 없다. 반면 3개월 미만의 단기유학생은 의무출석일수를 채울수 있어 복교에 문제가 없다.

형평성 논란

시교육청이 유학 시기별로 국내 복교 기준을 다르게 적용하는 것에 대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유학기간이 1년 이상일 경우는 기본적인 학업능력만 평가하는 이수인정평가를 통과하면 되고, 3개월 미만은 언제든지 복교가 가능하고 진급에도 문제가 없다.

반면, 3개월 이상 1년 미만일 경우 진급할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어 차별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를 고려해서인지 시교육청은 조기유학에 따른 결석일수가 3개월이 넘은 경우 당해 연도에 재취학이 안 되고, 만약 재취학하더라도 연말에 진급이 안 된다는 사실을 학부모에게 충분히 주지시키도록 각급 학교에 당부했다.

특히 변경된 지침이 당장 다음달부터 시행되면 올 초 유학을 떠났다가 귀국하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변경된 지침은 다음달부터 유학을 떠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달부터 복교하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관례적으로 나이에 맞게 진급을 시켜줬지만, 진급을 하지 못하게 되면 1년 미만의 단기유학생들이 1년 이상의 장기유학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크다. 불법 조기유학을 막겠다는 지침이 오히려 장기유학을 부추길 수 있는 셈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무단결석으로 의무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하고 정원외로 학적관리 중인 학생을 진급시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며 \"이수인정평가제도도 새로 생긴 조항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내용을 의무화시킨 것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초등생 딸을 둔 한 학부모는 \"시교육청의 조치는 마치 조기유학을 보내려면 3개월 미만의 단기유학이나 1년 이상의 장기유학을 보내라는 것 같다\"며 \"장기유학생을 위한 이수인정평가가 쉬운 시험이라면 3개월 이상 1년 미만의 유학생들을 위한 구제책도 마련해야 공평할 것\"이라고 말했다.